K팝 공연 티켓 30만원 시대 육박…업계 목소리 들어보니"불가피한 선택" 왜?[초점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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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만큼이나 티켓값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오는 7월 5일, 6일 양일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완전체로 월드투어 ‘블랙핑크 2025 월드투어 인 고양’ 콘서트를 펼치는 블랙핑크는 티켓 한 장당 27만 원을 받는다. 해당 공연은 블링크석, 블랙석, 핑크석, R석, S석, A석, B석으로 나뉘는데, 블링크석의 경우 27만 5000원에 달해 K팝 공연 최고가 기록을 달성했다. 블링크석에 굿즈나 사운드체크 등 다른 혜택이 추가되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티켓값 인플레이션은 비단 K팝 가수에만 해당하지는 않는다. 5월 4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아시아 투어 팬미팅 2025 인 서울’을 여는 사카구치 켄타로는 VVIP석이 25만 3000원, VIP석이 19만 8000원, GA석이 14만 2000원으로 책정됐다. 모든 티켓은 사카구치 켄타로가 직접 관객과 인사하는 ‘하이바이’와 공식 포스터가 제공되며, VIP석 구매자에게는 포토카드가, VVIP석 구매자에게는 그룹포토, 포토카드 3종, 80명 추첨 친필사인 포스터 제공 등 혜택이 추가된다.
5월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이세계 페스티벌 2025’도 그라운드에 깔리는 VIP 좌석을 25만 원, SR 좌석을 22만 원에 팔기로 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티켓 가격에 관객의 반응은 극명하게 나뉜다. “보고 싶은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라면 비싼 가격도 감수한다”는 관객도 있지만, “상술이 너무하다”는 관객의 볼멘 소리도 터져 나온다. K팝 관객의 경우 15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를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는데, 20만원 대가 훌쩍 넘는 티켓이 나오면서 “지나치게 부담스럽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건비, 대관료 등 지나치게 높아진 제반 비용에 허리가 휜다고 호소한다. 관계자들은 “마이너스를 내면서 공연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티켓가 상승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면 그만큼 최상의 결과물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관계자 A씨는 스포티비뉴스에 “과거에는 심리적으로 허용된 가격 이상은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올리지 않았다. 투어를 장기간 돌면서 만회가 된다는 계산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데 코로나19 전후로 세트 설치와 철수에 들어가는 자재비와 인건비부터 세트를 공수하는 물류비 등 공연에 관련된 전반적인 비용이 말도 안 되게 올랐다. 공연은 무대에 오르는 아티스트 외에도 공연을 올리기 위한 모든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이 다 비용화 된다. 예전 기준으로는 무대를 올릴 수도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공연 비즈니스를 지탱하는 제반 비용이 너무 올라간 상태로, 티켓 비용이 올라가지 않으면 공연 성사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정서적인 거부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사운드 체크를 도입하거나 하이바이 같은 이벤트를 만드는 이른바 ‘결합 상품’이 생기고 있다”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공연 이상의 ‘플러스 알파’를 얻을 수 있고 판매자 입장에서는 더 양질의 차등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 안에서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A씨는 “공연은 퀄리티를 위해서는 최고의 세팅을 준비할 수밖에 없고, 결국 제반 비용 상승으로 인한 티켓 비용 상승은 업계에서도 막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보인다. 그렇다면 결국 공연 자체가 만족할 만한 값을 하는지가 제일 관건일 것이다. 티켓 가격이 퀄리티를 위한 투자인지 상술인지는 결국 관객이 공연을 보시고 판단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B씨 역시 티켓 가격 상승분만큼 관객의 만족도가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B씨는 스포티비뉴스에 “공연을 개최하는데 드는 모든 비용이 올랐고, 티켓 가격 상승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다만 높아진 티켓 가격만큼 더 많은 예산이 공연 연출이나 무대 장치, 의상, 기술 등에 투자되면 좋은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 K팝 공연의 퀄리티가 티켓 가격 상승분만큼의 기대치를 충족해 줄 수 없어서 결국 팬들의 반감을 사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의 상승 때문이라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서도 “공정성과 만족감이 담보되어야 팬들도 티켓 가격 상승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관계자 C씨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이 바꿔버린 공연 업계의 상황을 짚었다. C씨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공연계가 멈추다시피 하면서 공연을 진행하던 인력 자체가 공연판을 떠난 상태다. 공연을 잘 만들 수 있는 인력 수급이 어렵고, 이 때문에 더 좋은 인력을 선점하기 위한 가격 경쟁도 심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전언이다. C씨는 “일본은 공연 인력은 물론 리프트, 조명 등 장비 렌탈과 관련된 시장이 소멸에 가깝게 줄어들었다. 대관이 되더라도 장비 렌탈이나 인력 수급 때문에 공연 날짜를 조정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상태다. 인력과 장비가 대거 빠져 나갔기 때문에 ‘희소성’ 문제로 비용이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올라간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관객의 눈높이에 맞춘 고퀄리티 공연을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의 티켓 가격 상승은 어쩔 수 없는 ‘대세’라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C씨는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서비스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선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그러한 부분이 티켓값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가수가 관객과 관객 가족을 위한 대기 장소를 만든 것이 ‘미담’이 될 수 있는데, 공연으로만 보자면 더 많은 진행 요원과 장비의 투입이 필요한 것이고, 공연 제작 비용 역시 상승될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했다.
이어 “티켓에 추가되는 사운드 체크에 대한 관객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사운드 체크를 하기 위해서는 현장 운영 스태프와 당일 음향 스태프들의 근무도 늘려야 하고, 사운드 체크를 위해 전날 리허설을 다 마쳐야 하니 대관을 하루 더 잡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러한 새로운 경험과 색다른 체험을 선사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추가적 비용을 집행해야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업에서의 어려움이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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