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장예솔 기자]

트로트 가수 소유미가 일본에서 첫 콘서트를 개최했다.

5월 20일 방송된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38년 차 트로트 가수 소명과 딸 소유미가 출연했다.

이날 소명은 "대한민국 유일무이 한 지붕 세 가수"라며 아들 소유찬, 딸 소유미와 함께 트로트 가수로 활약 중이라고 밝혔다. 소명은 "유찬이는 작사·작곡을 많이 하고, 유미는 저를 닮아서 무대 위에서 끼를 발산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자녀와 같은 직업을 가진 것에 대해 소명은 "좋은 점은 이해도가 빠르고 이야기가 잘 통한다. 근데 저보다 한참 후배가 조언했을 때는 잘 듣던 아이들이 제가 얘기하면 시큰둥하고 자세부터 달라진다. 아빠가 아닌 선배의 조언으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버릇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역시 자식들이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여경래와 장광은 "다 똑같구나"라며 소명의 심정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로트 가수 10년 차라는 소유미는 "아이돌로 두 번 데뷔했는데 다 실패했다. 스무살에 실패를 처음 맛보다 보니 너무 상처가 컸다. 너무 나약한 마음에 가수 못 하겠다고 했다. 그때 아빠가 화를 내시면서 엄청 혼냈다. '너 아직 어려서 더 할 수 있어'라고 잡아주셨다. 만약에 아빠가 옆에 없었으면 가수 안 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유미는 아빠 소명에 대해 "자식이라면 죽고 못 사는 아빠"라면서도 "자상하되 너무너무 억압적이다. 버겁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아빠는 일 욕심이 굉장히 많으시고 꿈에 대한 기준이 되게 높은 분이다. 뭘 해도 아빠의 기준을 따라갈 수가 없다. 제가 열심히 해도 열심히 한 게 아니다. 알아주지 않고 공감을 못 해주신다. 그게 벅차다"고 이야기했다.

소유미보단 '소명 딸'로 익숙해진 이름. 소유미는 "'소명 딸'이라는 수식어가 그냥 싫다. 제가 공연장에 갔을 때도 아빠라는 산이 너무 높다. 저도 저 자신으로 주목받고 싶다. 물론 아빠가 없었으면 이 정도 주목도 못 받았을 수 있다. 근데 어딜 가든 아빠 이야기만 한다. '이럴 거면 아빠를 부르지' 너무 속상했다"면서 "아빠의 도움 없이 나라는 사람으로만 도전해 보고 싶어서 일본 진출을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한국 콘서트 경험도 없는 소유미는 일본에서 첫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알렸다. 그는 "한국에서 활동할 때 아빠라는 존재가 되게 크다. 혼자 힘으로 일본에서 활동해 보고 싶었다. 평소에 제가 좋아하고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이면 좋겠다는 생각에 도전해 보게 됐다"고 전했다.

일본에 도착한 소유미는 전단지를 직접 나눠주고 버스킹을 하는 등 직접 홍보에 나섰다.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전단지가 바닥에 나뒹구는 모습을 보면서도 "처음에는 심장이 화살에 찔린 것 같았는데 그것 또한 적응되더라"고 애써 웃었다.

소유미의 열정과 달리 객석은 공연 30분 전까지 텅 비어있었고, 공연장 직원은 "관객 0명이었던 적이 있다. 관객 없으면 공연 접어야 한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공연 시간이 다가왔다. 총 30명이 들어설 수 있는 공연장에는 소유미의 오랜 한국팬 1명과 일본인 4명까지 총 5명의 관객이 자리를 채웠다.

소유미는 "아이돌 활동할 때부터 10년 넘은 팬분이시다. 이렇게 감동받은 게 처음이다. 제가 너무 극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근데 팬분이 저를 위해 일본까지 오셨다는 사실에 정신이 번쩍 차려지고 멘털이 회복되면서 '나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야 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감사했다"고 털어놨다.

공연장에는 소명이 깜짝 등장했다. 그러나 소유미는 "아빠가 무대를 보는 게 편하지만은 않다. 오디션 보는 기분이다. 무대를 못하면 많이 혼내신다"고 걱정했다. 소명은 "오히려 남이면 지적 안 한다. 자식이다 보니 크게 보여서 엄격하게 지적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소유미는 소명이 작곡한 '알랑가몰라'를 선곡하며 "확인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다"고 전했다. 소유미의 무대를 영상으로 담던 소명은 어느새 딸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소명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무대와 관중을 리드했다. 우려했던 모습이 없어서 저도 즐기게 되더라. 관객의 입장에서 응원했다. 정말 대견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뉴스엔 장예솔 imye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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