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제석산 구름다리서 2개월 만에 또 추락사…일곱 번째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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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새벽 광주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에서 30대 남성이 추락해 숨졌다. 2017년 이후 이 다리에서만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가 반복되자 주민들 사이에선 "이젠 다니기조차 무섭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고 당일 오후 찾은 구름다리까지 가는 길에는 남구정신건강복지센터의 자살예방 문구가 적힌 나무 팻말이 곳곳에 있었다. 화창한 날씨에도 소식을 접한 방문객들은 "30대면 너무 어린데"하는 탄식과 함께 무거운 표정이었다.
친구와 함께 제석산을 찾았다는 주민 B씨는 "두 달 전에도 뭐가 툭 떨어졌는데 사람이었다"며 "운전 중이던 지인이 그걸 눈앞에서 보고 기절할 뻔했다고 했다. 너무 충격을 받아 다시는 이 길로 안 간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트라우마가 생겼다는데 뉴스에 크게 안 나오니까 대부분 이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애초에 구조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B씨와 함께 찾은 주민은 "여기 원래는 산이었다. 흙을 밀어내고 길을 낸 뒤 구름다리를 세웠는데, 자연도 사람도 다쳤다"며 "지하터널 같은 우회로를 만들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시장 선거 때 이 도로를 다시 메우겠다고 공약한 후보도 있었다. 그만큼 위험한 구조라는 걸 다들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1999년 설치된 제석산 구름다리는 지면에서 37m 높이의 아치형 구조물로, 길이 76m, 폭 2m의 보행자 전용다리다.
관할 지자체인 광주 남구는 2020년 난간 높이를 기존 1.2m에서 2.0m로 높였지만, 이후에도 사고가 이어지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주민들은 "성인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넘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 주민 임성진씨(50대)는 "다리를 폐쇄하거나 구조물 전체를 감싸는 방식으로 바꾸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제석산 구름다리는 봄이면 꽃이 피고 여름엔 시원한 바람이 불던 지역 명소였지만, 사고가 반복되면서 발길이 줄고 있다.
인근 학교를 졸업한 김대희씨(30대)는 "문성중 다닐 때부터 구름다리를 지나가기 무서웠다. 요즘에도 낮에는 괜찮지만 새벽에는 조용하고 으슥해서 더 불안하다"며 "좋은 추억 많은 곳인데, 요즘은 사고 소식만 들리니 마음이 철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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