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멍 드는 폭력에도 침묵"…'무엇이든 물어보살' 사연자, 모로코 의붓父 고백→MC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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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방 안에 잔뜩 웅크린 아이의 모습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찬 기운이 배인 말, 거친 손길 하나에 감정은 서서히 바람에 침식돼 갔다. 가족이 주는 온기보다도 외로움이 깊이 파고드는 순간, 단 한 사람의 침묵조차 소리 없는 울림이 돼 마음을 울렸다.
19일 방송된 '무엇이든 물어보살' 317회에는 어린 시절부터 반복된 폭력과 무관심에 시달린 사연자의 아픈 이야기가 공개됐다. 사연자는 친아버지의 주사로 친할머니 집에 맡겨진 뒤, 초등학교 1학년 무렵 히잡을 두른 어머니와 함께 모로코 국적의 새아버지, 의붓동생과 한 지붕 아래 살아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어머니의 재혼 후 새아버지와의 생활은 점차 무거워졌다. 사연자는 "새아버지가 일감이 줄자 폭력이 시작됐다. 형제들 중 나만 유독 심하게 대했고, '걸레짝 같다' 등 입에 담기 힘든 모욕을 일삼았다"고 고백했다. MC 서장훈과 이수근 역시 듣는 순간 분노하는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부터는 히잡 착용을 강요당하고, 무슬림으로 개종까지 해야 했다. 이에 학교에서 따돌림을 겪었고, 섭식장애와 대인기피까지 겹치며 마음의 어둠이 더욱 짙어졌다. 중학교 입학 후 상담교사의 도움으로 아동학대 신고가 이뤄졌고, 아동보호기관에서 6개월간 지내면서 잠시나마 보호를 받았다. 하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온 뒤 보복성 폭력은 더 악랄해졌다. "지난 시절 뺨 한 대 맞는 게 전부라면, 이젠 피멍이 들고, 머리채를 잡히고, 물건이 날아오는 지경까지 치달았다"고 밝혔다. 어머니의 모습이 궁금하다는 질문에 사연자는 "가만히 있었다"고 짧게 대답하며 씁쓸함을 더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히잡 착용 강요와 가족의 무뚝뚝한 시선은 사연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극단적인 생각에 이르는 위태로운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상담 선생님 덕분에 청소년 쉼터에서 3년 가까이 머물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이야기했다. 졸업 후 언니의 부탁으로 다시 가족 품에 돌아간 사연자는 제조업 공장에 취직했으나, 받은 월급은 온전히 가족의 생활비로 나가버리는 현실에 놓였다. 더욱이 장애가 심한 남동생과 막내 등 여섯 남매의 책임감이 어깨를 더 무겁게 짓눌렀다.
사연자는 "장애가 있는 남동생은 내가 돌보고 있다. 중학교 1학년이지만 대소변도 못 가리고, 폭력성까지 심하다. 언니는 연락이 끊긴지 오래고, 동생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 어머니는 정신과 약을 7~8년 째 복용 중이고, 새아버지는 크론병으로 근로 불가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이며 현실의 짙은 무게를 전했다. MC 서장훈은 "이건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이제 이후로는 힘들더라도 일하며 자립심을 키워야 한다"며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세월은 흐르고 상처도 깊어졌지만, 사연자는 여전히 가족 안에서 삶의 방향을 고민한다. 단단한 현실 속에서 누군가는 침묵하고, 누군가는 아프게 견딘다. 푸른 희망이 언젠가는 어두운 그림자 위로 드리울 수 있을지, 그리고 사연자의 진심이 닿을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마음에 여운을 남긴 '무엇이든 물어보살' 317회는 19일 오후 방송됐다.
배정우 기자 : [email protected]Copyright ⓒ 톱스타뉴스()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