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싫다고 3주전 귀향하셨는데"…영덕 100세 사망자 유족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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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싫다고 3주전 귀향하셨는데"…영덕 100세 사망자 유족 오열 : 네이트 뉴스
한눈에 보는 오늘 : 사회 - 뉴스 : “100세 어머니를 영덕으로 다시 모셔 온 지 3주밖에 안 됐는데 이렇게 가실 줄은 몰랐습니다. 한이 맺혀요.” 27일 오전 경북 영덕군 영덕읍의 한 장례식장.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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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어머니를 영덕으로 다시 모셔 온 지 3주밖에 안 됐는데 이렇게 가실 줄은 몰랐습니다. 한이 맺혀요.”
27일 오전 경북 영덕군 영덕읍의 한 장례식장. 어머니 이모 씨(100)의 빈소를 지키던 막내아들 김모 씨(65)가 눈시울을 훔치며 말했다. 김 씨는 8개월 전 어머니를 자신이 사는 부산으로 모셨지만, 3주 전 어머니는 “답답하다”며 원래 살던 영덕읍 석리로 다시 돌아갔다. 어머니는 26일 산불이 마을을 덮칠 때 대피하지 못했고 그날 오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 13년 경력 진화대원, 귀가 도중 참변
이번 산불에 어머니를 잃은 김 씨는 “어머니는 조그마한 먹을 거 하나도 동네 분들께 다 나눠주던 다정한 분이셨다”며 “사망 당일 아침에도 집사람과 ‘누룽지를 맛있게 끓여 먹었다’며 통화를 했는데 이렇게 돌아가실 줄은 전혀 몰랐다”고 애통해했다. 생전 이 씨는 80세까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농사일을 나갈 정도로 정정했다고 한다. 석리 마을 주민 상당수는 산불을 피해 해안가 방파제로 대피했지만,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 이 씨는 재난 문자 알림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이날 차려진 빈소에서 이 씨의 자녀들은 “불쌍한 우리 엄마, 얼마나 무섭고 뜨거웠을까”라며 엎드려 통곡했다.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6일째 영남 지역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산불로 가족을 잃은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이어지고 있다. 경북 영덕 매정리에선 산불 진화 작업을 하고 귀가하던 신모 씨(69)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산불예방진화대원으로 13년간 근무한 신 씨는 25일 오전 경북 의성군 산불 진압에 자원했다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사망했다. 신 씨는 25일 오후 8시반경 아내와 “(집에) 다 왔다, 이제 집으로 간다”는 통화를 끝으로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고, 이틀 뒤인 27일 오전 11시반경 본인의 차에서 1m 떨어진 인도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의용소방대원인 신 씨의 큰아들(47)은 “아버지는 가족밖에 모르고, 10원 하나 허투루 쓰지 않던, 매사에 성실하던 분”이라며 “남동생이 내년 봄에 결혼하는데 이렇게 가셔서 너무 허망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신 씨의 큰아들 역시 25일 영덕에서 산불을 진압하느라 아버지와 통화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같은 지역에선 80대 노부부가 대피 도중 참변을 당했다. 26일 오후 영덕군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큰아들 이모 씨(60)는 “25일 오후 8시 40분경 부모님이 조카와 통화하면서 ‘불은 안 보이는데 연기가 꽉 찼다’고 하셨다고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 씨는 “당연히 대피하셨을거라 생각해서 대피소를 다 뒤지고, 주무시는 어르신들 얼굴에 불빛을 비춰가면서 부모님인지를 확인했다”며 “다시 집에 가보니 부모님이 누워계셨고 움직이질 않으셨다”고 말했다.
● “아직 아빠 엄마랑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이번 산불로 사망한 경북 영양군 석보면 삼의리의 권모 이장(64)와 부인 우모 씨(59)의 딸 권모 씨(38)는 26일 빈소에서 “아직 아빠 엄마랑 같이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이렇게 떠나다니 황망하다”고 통곡했다. 권 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아빠와 떨어져 대구로 ‘지역 유학’을 갔다. 부부는 딸의 학업을 위해 대구에 집을 마련해줄 만큼 딸에게 정성을 쏟는 부모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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