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없이 울려댄 '누님' 전화…그 교사, 전날까지 '민원 학생'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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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없이 울려댄 '누님' 전화…그 교사, 전날까지 '민원 학생' 챙겼다
지난 22일 새벽 제주도 모 중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된 A교사(40대)가 사망 전날까지 ‘민원 갈등’을 빚던 학생을 지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교육청은 A교사에 대한 분향소를 오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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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제주동부경찰서와 제주교육청 등에 따르면 A교사는 사망 전날인 지난 21일 오전까지 B군 측에 “학교로 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을 보냈다.
A교사는 지난 18일에는 “00아 너 누님한테 고마워해야 한다. 학교 열심히 나왔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담배 못 끊겠으면 담배 줄였으면 좋겠다. 누님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니까 누님 말만 잘 들으면 00이 잘 될 거라 생각한다. 잘 자고 내일 보자”라는 내용의 카톡도 보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교사는 지난 3월 제주도내 한 중학교의 3학년 담임을 맡았다. 그는 학생 B군이 “아프다”며 병원 진료 등을 이유로 학교를 나오지 않자 “학교는 나와야 한다”고 수차례 설득했다.
A교사는 또 B군의 무단결석을 ‘병가’로 처리하기 위해 B군에게 진료서 등 증빙서류를 가져올 것을 카톡 메시지로 보냈다. 하지만 B군은 “깜빡했다” “내일 가져 오겠다”며 미뤘고, 결국 제출하지 않았다. A교사는 B군이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안 뒤에는 “담배 못 끊겠으면 담배 줄였으면 좋겠다”고 설득하기도 했다.
유족 측은 “(A교사가) 지난 18일까지 줄곧 B군 누나의 민원 전화에 시달려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B군 누나는 지난 3월 초부터 전화를 걸어 “(B군에게) 폭언을 했느냐” “동생이 A교사 때문에 학교를 가기 싫어한다” 취지로 항의를 했다고 한다.
A교사의 휴대전화에는 B군 누나와의 통화기록도 남아 있다. 유족은 “B군 누나의 전화는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이어졌으며, 하루에 12차례 전화를 건 날도 있었다”고 했다. B군 측은 A교사를 상대로 제주도교육청, 제주시교육지원청 등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유족 측은 “카톡 내용 등 어디에도 (A교사의) 강압적인 부분이 없었다. ‘아프다’고 하면 ‘병원 갔다가 학교에 와라’ ‘내일은 꼭 나와라’ 등의 내용 뿐인데 민원인 측에서 왜 항의를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호소했다.
A교사는 B군 측에 마지막 카톡을 보낸 지난 21일 저녁 집에서 나와 학교로 간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22일 0시 46분쯤 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경찰은 0시 29분쯤 A교사에 대한 가족의 실종신고를 받고, 학교 주변을 수색해 A교사를 발견했다. 지난 24일에는 동료 교사와 제자들의 추모 속에 A교사의 발인이 엄수됐다.
유족 측은 “(A교사는) 학생들을 진심으로 가르치고 지도한 것밖에 없는데 혼자 속앓이를 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최근에는 밥도 제대로 안 먹었다”고 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A교사에 대한 협박 등이 있었는지 내사에 착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