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진단 후 사람들의 반응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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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임상심리학자들이 쓴 책임
우리는 진단 및 약물치료에 대한 신념과 감정을 알아보는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 프로그램을 연구하였다(Young et al., 2008). 내담자의 시각으로 풍성하고 다양한 삶을 묘사하기 위해 이들 인터뷰를 정성 분석한 결과, 크게 세 가지 주제가 드러났다.
1. 진단의 정서적 영향 - 내담자들은 ADHD로 진단받으면 대개 자신의 문제가 '설명'될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와 기쁨을 느꼈다. 그러나 안도와 기쁨도 잠시, 이 진단에 비추어 그들의 과거 경험을 이해하려고 하면서 곧 혼란에 빠졌다. 그들은 더 일찍 ADHD 진단과 치료를 받았더라면 자기 삶이 어땠을지, 얼마나 더 나아졌을지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예컨대 집중력 문제를 겪지 않았다면 학교에서 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자신의 잠재력에 걸맞은 적절한 능력을 기를 수 없었다는 의미다.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에 적절한 지지와 조언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분노를 느꼈다. 내담자는 특히 자신이 결국 실패할 것이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었던 사실을 슬퍼하고 후회했다. 평생 지속되는 만성 질환을 가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까지는 적응기간이 필요했고, 이때 약간의 불안이 동반되었다. 그러나 마지막 적응 단계에 이르면 결국 진단을 받아들이고 약물 복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2. 과거 돌아보기 :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느낌 - 내담자는 항상 또래나 가족과 다르게 느껴졌다고 했다. 그들은 형제보다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고, 몽총하고 게으르며 다른 사람을 방해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로 인한 부정적 피드백이 내면화되면서 자존감에 해로운 영향을 받는 사람도 있었지만, 비교적 비판을 잘 견뎠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것은 부분적으로는 자신의 문제를 깊이 생각하지 않게 하는 부주의 하고 충동적인 ADHD 특성 때문일 수 있다. 그들은 고통을 겪거나 문제가 될 만큼 오랫동안 어떤 주제에 머무르는 능력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ADHD인 자녀를 관찰함으로써 자신의 어린 시절을 되새기고 ADHD가 그들의 어린 시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돌아본다고 했다.
3. 미래에 대한 고려 - 내담자는 약물치료가 어떻게 동기를 개선하고 일상생활 기능, 특히 대인관계를 향상시키는지 알았으며, 약을 복용할 때와 약효가 떨어질 때 증상이 어떻게 다른지도 알았다. 또한 약물치료로 모든 문제가 사라지지 않으며, 어떤 문제는 행동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았다. 이것은 내담자가 자신의 고유한 증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했다. 어떤 사람은 ADHD를 모든 자기 문제에 대한 핑계로 이용한다고 보여질까 봐 걱정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ADHD로 인한 증상과 그렇지 않은 증상을 이해하면 도움이 되었다. 또한 ADHD에 대한 낙인 우려도 있었는데, 이것은 ADHD 진단을 공개하기 주저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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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이 미치는 영향
청소년과 성인에 대한 치료는 진단 시점부터 시작된다. 진단이 내려진 후에 사람들이 겪는 수용의 단계적 과정은 다음과 같다 - (1) 초기 안도감과 기쁨, (2) 혼란과 당혹감, (3) 분노, (4) 슬픔과 비통, (5) 불안, (6) 적응과 수용(Young et al,, 2008). 진단이 내담자에게 전달되는 방식은 그들이 추후에 그 진단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많은 내담자가 진단 시점에 충분한 정보를 받지 못한다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두 번째 만남에서야 그들은 비로소 ADHD로 진단되는 경험을 받아들이고, 관련 정보를 얻고 질문할 수 있다. 따라서 진단 및 치료에 관한 정보를 서면 형식으로 먼저 제공하고 다음 만남에서 보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많은 사람이 ADHD 진단을 받은 후에 안도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들은 늘 자신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꼈으며, 그것이 자기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안심한다. ADHD 진단을 받기 전에도 자주 ADHD가 아닌지 생각하지만, 막상 "당신은 ADHD입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충격을 받기 때문에 정서 적응이 필요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진단을 받은 뒤에 후회, 죄책감, 슬픔과 같은 정서반응을 경험한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수용 과정의 일부다. 정서반응을 겪고 나면 그들은 과거 사건을 재구성하려고 한다. ADHD 때문에 일어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은 무엇인가? ADHD 때문에 모든 것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들은 약물치료 후에 더 진지해지고 ‘엉뚱함’이 줄어들기 때문에 정체성이 변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을 잘 아는 사람들과 대화해서 그가 여전히 치료 전과 동일한 사람임을 확인하게 격려한다. 더불어 내담자는 ADHD에 대해 많이 알수록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능력을 최적화하게 된다. 또한 효과적인 대처 전략을 검토하면 안심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치료 중재 전에 이미 스스로를 돕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개발했을 것이다. 이것은 치료에 도움이 되는 요소와 도움이 되지 않는 요소를 검증하는 단서가 되므로 자세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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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대한 인지 재구성
ADHD 청소년 및 성인은 삶의 여러 측면에서 실패를 경험할 것이다. 그들은 몽총하고, 게으르고, 동기가 없다는 평가를 자주 받을 것이다. 이것이 누적된 효과로 인해 흔히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신이 처한 상황은 결코 바뀔 수 없다는 신념이 생긴다(Murphy, 1998). 이들에게 ADHD가 '성격 결함이나 도덕적 나약함이 아닌' 신경학적 이유로 발생 한다는 사실을 이해시키려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 주어야 한다(Murphy, 1995).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ADHD 진단을 받으면, ADHD 진단과 이 질환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받아들이는 적응 기간을 겪을 수 있다. 또한 그들은 과거 경험을 돌아보고 그런 경험을 다른 관점으로 반추해볼 수 있다. 과거에 사건이 펼쳐진 방식을 설명할 수 있음에 안도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자신의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 분노하거나 후회를 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과거 미흡한 성취나 잃어버린 기회를 곱씹으며 우울해질 위험도 있다. 치료자는 고통스러운 감정과 혼란을 인정하고 이런 생각과 감정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또한 치료자는 이 질환이 갖는 긍정적 측면에 관한 사례를 찾고, 환자가 과거로부터 배우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미래에 집중하도록 이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