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스페셜 : 왜 반말하세요]

"독일에서는 한쪽이 존댓말을 하면 반드시 다른 쪽도 존댓말을 해줘요. 비대칭적으로 되지가 않아요."

"말 자체는 큰 차이가 없어요."

"다른 어떤 문화권과 비교를 해도 한국 사람들만큼 서열에 대해서 민감한 사람들은 없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한국사람은 아주 예민하다 곤두서있다 나에게 말 대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해서...
근데 사람을 위아래로 나누어서 말로까지 대접하는 것
계속 사람들에게 그대로 하도록 존속시켜 주는 게 뭐냐
바로 우리의 말이라는 거예요."

" '너'나 '당신'을 못 쓰니까 대신 부를 말이 필요하고 그게 호칭어가 되는 거죠.
그 다음에 상대와 나의 관계를 통해서 마지막 말을 결정해야 하는데 존댓말을 쓸지 반말을 쓸지
'한국 사람들은 왜 그렇게 신상 정보를 요구하느냐'
그 이유가 사실은 언어의 문제에 다 숨어있다는 겁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나이 학력 소득 직업 직위 같은 걸 집요하게 알아내서 위아래를 나누고
한쪽은 존대를 한쪽은 하대를 하게 되는 경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있음


이 하대하는 서열질 문화는 우리의 말, 언어와 관련이 깊음

저렇게 집요하게 따져서 반말하고 하대하고 서열질하는 문화를 말하는 것임
노인 배려나 부모님뻘 나이 차이가 날 때 배려하고 서로 예의를 지키는 것은 전세계에 다 있고 하대하는 서열질 문화와 구분할 수 있음


이렇게 나이를 집요하게 따져서 하대하고 서열질 하는 문화는 아주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대물림되고 있음
애들도 자연스럽게 나이를 따지고 서열을 확인

정말 놀라운 점은 나이는 바로 물어봤으면서
이름은 궁금해하지도 않고
끝까지 이름을 물어보지 않음

이름은 묻지조차 않고 나이 서열부터 따지는 문화
물론 다 어른들을 보고 모방학습 하는 것임

"동갑이면 친구인 것부터 너무 충격이었어요.
왜냐면 친구라는 개념이 이제 뭔가 친하고 나랑 취미 생활을 공유하고 그런 개념인데
'너네는 동갑이니까 친구야'라고 하는 것부터 약간 처음에 혼란이 왔고요."


이런 하대하는 서열질 문화 때문에
친구 개념도 다른 나라와 다르고 특이함
나이 차이가 나면 친구 하기가 어색하고 어려움


이렇게 집요하게 나이로 서열질하는 문화는 어디서 왔을까?

조선시대?

아님

"열다섯 이후에 다 어른인데 나이를 잘게 쪼개는 이런 식의 어떤 관념은 그다지 없었던 것 같고
서당도 이렇게 통으로 배우죠
지금으로 치면 1학년 6학년을 같이 배우는 거죠
우리가 연암의 그 교류에서 제가 좀 더 눈여겨보는 것은 '세대 간의 장벽이 없구나' 나이가 위로 일곱 살 열 살, 아래로 열다섯 열일곱 이렇게까지 위아래로 퍼져 있거든요
그게 너무 사실 신선하고 굉장히 감동적이었어요"

25살 차이가 나도 친구로 지냈던 조상님들
요즘 세상 한국식 서열질 문화 보면 오히려 근본 없다고 하실 듯

그럼 이게 우리 전통도 아니고 도대체 어디서 왔나 했더니.....

바로 일제강점기 잔재



하지만..............
세월이 많이 흘렀는데도 왜 아직도 이런 관습을 유지하고 있는 걸까?
더 집요하게 하대하는 서열질을 대물림 하는 걸까?

이러한 정치적인 이유로 권위에 복종하는 국민을 길러내기 위한 장치로 부활했기 때문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도 아니고
일제강점기, 그리고 근현대에 들어서 생긴 하대 서열질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관행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로 발전해야 된다고 믿고 있어요.
이런 것들의 역사적인 기원을 추적해서 그런 것들을 왜 해방 이후에도 계속해서 의심 없이 유지해왔는지
그것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방적인 반말은 하대의 신호탄이다]


"말은 굉장히 중요한 그런 매개물이라고 생각해요.
말이 단순히 수단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언어와 사회 구조는 서로 순환적으로 맞물린다고 생각을 해요. 인과관계는 아니다.
단어나 호칭이나 이런 걸 바꾸는 것 자체가 그 마음을 또 다르게 배치하는 그런 효과가 있어요.
말을 바꾼다고 다 되는 건 아니죠. 이 세상에 그런 건 없고요.
여러 가지가 맞물려서 변화를 일으키는 건데 그 중에 언어가 중요한 변수라는 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 정리해주심

"관계없습니다. 높이든 낮추든 상관없어요.
(말 높이를) 하나로 통일하면 돼요.
만나서 제발 나이 묻지 말자
나이 확인하지 말자
가능한 대로 나이를 서로 모른척하고
무조건 서로 타인으로서 존경하자 이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