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정성호가 '만삭 임산부' 전현주 유괴 살인 사건에 분노했다.

15일 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내 아이가 사라졌다' 특집 3부작 중 첫 번째 편인 '만삭의 유괴범, 전현주'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는 다섯 자녀를 둔 개그맨 정성호와 배우 홍화연, 그룹 오마이걸 멤버 미미가 리스너로 참여했다.

1997년 부유한 가정 출신의 28살 전현주가 8세 박초롱초롱빛나리 양을 유괴 살해해 충격을 안겼다. 특히 전현주는 8개월 차 임산부라는 자신의 상황을 이용, 아이의 경계심을 없애고 용의선상에서 교묘하게 벗어나는 수법을 사용해 공분을 샀다.

정성호는 당시 박 양 부모가 실종 10일 차 생일을 맞은 딸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오열했다. 정성호는 "다섯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상상도 못 한 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오마이걸 미미도 "아이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아이에게 이럴 수 있느냐"며 격분했다.

전현주의 범행이 덜미를 잡힌 건 전 씨 부모의 양심 고백 덕분이었다. 공개 수사 전환 이후 전 씨가 박 양 부모에게 건 전화 내용이 TV를 통해 공개되자 부모가 경찰서로 직접 연락해온 것.

당시 사건을 조사했던 구준회 전 서초경찰서 형사는 "강력 2팀으로 전화가 왔다"며 "딱 목소리가 이건 다른 목소리였다. 그냥 일반인이 제보하는 목소리가 아니고, 엄청나게 미안한 감정이 뚜렷한 그런 통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구 형사는 "딱 받으니까 '제 딸이 범인 같다' 이러시더라고"라며 "부모는 알지 내 자식 목소리인데, 내 딸 목소린데"라고 회상했다.

그렇게 검거된 전현주는 수사 과정에서 반성은커녕 범행을 정당화하기 바빴다. 수사관에게 "이 몸으로 돈을 구할 수 있는 게 뭐 있겠느냐. 강도를 하겠냐. 유괴 말고 할 것이 없잖느냐"라고 말해 황당함을 자아낸 것. 강신엽 당시 사건 담당 검사는 "범행 당시 전현주의 통장 잔고에 있던 돈은 8500원에 불과했다. 매달 남편이 벌어오는 30만원이 생활비의 전부였다"며 "담뱃값을 대기도 힘들었다고 하더라. 극단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너무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꼬꼬무'는 세 명의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1:1 로 전달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밤 10시 30분 SBS에서 방송된다.

양원모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