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받지 않은 얼굴"…서현진, 한동훈 지지 포스터 합성→초상권 침해 논란

누군가는 선명한 붉은색 옷을 입은 사진을 바라보며 미소를 띠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 미소 뒤에 숨은 진짜 의미를 헤아렸다. 의도치 않은 오해가 퍼지는 순간, 서현진의 얼굴은 한 정치인의 포스터 속에서 낯선 메시지를 품게 됐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 앞에 서현진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감정은 복잡한 울림을 남겼다. 게다가 디지털 화면 너머로 던져지는 이미지는 보는 이들에게 지금, 무엇을 믿어야 할지 아득한 질문을 남긴 채 떠돌고 있다.

배우 서현진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제작한 이미지로 인해 초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동훈 후보 지지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한 후보의 모습과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 옷을 입은 서현진 모습을 합성한 포스터 형태의 이미지가 게시됐다.

해당 포스터에는 '오늘도 함께하는 친구가 있어 행복합니다', '새로운 대한민국.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이 이미지는 서현진이 실제로 한동훈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어,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졌다.

포스터에 사용된 서현진 사진은 2016년 11번가 광고 자료로, 현재 확산된 이미지는 명백히 합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온라인 이용자가 이 사실을 모른 채 이미지를 접하면, 서현진이 한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서현진 소속사 매니지먼트 숲은 "초상 사용에 대해 그 어떤 문의도 받은 적이 없으며, 사용 역시 허락하거나 제공한 바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소속사는 무단 초상 사용 자체에 대해 모르고 있었으며, 제작에도 관여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한동훈 후보 캠프 측 또한 "관련 이미지는 처음 듣는 일"이라며, 캠프 공식 제작 이미지가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미지 확산 배경과 책임 소재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선을 앞두고 온라인에서 가짜 이미지가 더욱 빈번하게 퍼지는 만큼, 연예인을 둘러싼 초상권 문제가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루머와 가짜 뉴스 확산에 대한 연예계 전체의 경계심 또한 높아진 상태다. 한 관계자는 "최근 탄핵 정국에서처럼, 연예인이 정치와 얽히면 크고 작은 곤혹스러운 상황이 이어진다"며 "각종 루머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노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불분명한 진실과 오해가 얽힌 가운데, 서현진의 이름과 얼굴은 원치 않던 선택지의 한가운데 놓였다. 누구의 허락도 없이 변형된 이미지가 누군가의 신념을 대변하듯 떠돌다 보면, 그저 한 장의 사진이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음을 새삼 일깨운다. 질문은 남는다. 디지털 시대, '진짜'와 '가짜'의 경계는 어디쯤인 걸까. 서현진을 둘러싼 이번 상황은 하루하루 선거 국면이 달아오르는 현실 속에서 연예계와 사회 모두에게 경각심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