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이 흐르는 예식장, 하객들의 시선이 하나로 모였다. 드레스 자락을 밟는 소리조차 절제된 듯한 공기, 임성언은 조심스레 남편의 곁에 섰다. 벽에 비친 조명 아래 오래된 알 수 없는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환한 미소로 식장을 밝힌 순간에도 마음 한켠엔 묵직함이 스며들었다. 화려한 축복의 박수와 그 뒤에 따라온 속삭임, 감정은 흔들림 없이 무표정으로 번졌다.

탤런트 임성언이 14세 연상 남편과 인생의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하지만 결혼식이 끝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남편 이씨를 둘러싼 거센 의혹의 소용돌이가 임성언의 일상에 밀려들었다. 26일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지역주택조합 대행사를 이끄는 인물로서 최소 200억 원대의 유용 혐의를 받고 있다. 사기, 배임, 횡령, 업무방해, 재물은닉 등 중대한 혐의로 수사와 재판이 동시에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의 전과 이력 또한 논란의 불씨를 더했다. 그는 사기 전과 3범으로, 2007년 대전 지역 상가분양 사기 사건으로 실형을 산 뒤 출소했다. 이후 경기도 오산, 충북 오송 등 전국 각지에서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벌였으나 제대로 마무리된 사업은 한 곳도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산과 오송에서만 150억을 넘는 자금을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고, 천안 등지에서는 추가 소송과 채권자들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도 오송 조합원을 모집해 2년만에 167억 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피소됐으며, 채권자 B가 밝힌 피해 금액만 12억 원을 웃돈다.

논란 와중, 이씨가 채권자와의 통화에서 "제가 왜 결혼하는지 아세요? 구속 안 당하려고요. 성언이 집이 잘 살아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라고 말한 정황까지 알려지며 파장은 커지고 있다. 임성언의 결혼식엔 그룹 슈퍼주니어 이특과 개그맨 변기수가 사회를 맡았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주호영 국회부의장 등 정·재계 인사들의 화환이 줄을 이었다. 이씨는 삼혼이며, 신혼여행지도 국내 제주도가 선택된 배경에는 출국금지 조치로 해외여행이 어려웠다는 사유가 자리해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씨는 고급 외제차를 여럿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고, 임성언에게 벤틀리 벤테이가를 선물했다는 추정이 뒤따랐다.

함께 찍힌 사진 속에서 임성언은 조용하게 미소를 지었으나, 눈빛엔 복잡한 감정이 묻어나왔다. 결혼식을 둘러싼 축하의 말 너머, 예상치 못한 진실이 천천히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세간의 따가운 시선과 무거운 의혹이 교차하는 가운데, 임성언이 어떤 해명과 변화를 보여줄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