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KBS '가요무대' 소통 거부, 시대착오적 'PD갑질'
컨텐츠 정보
- 6 조회
- 0 추천
- 목록
본문





![]() |
KBS 간판프로그램 '가요무대' 제작진이 가수들과의 자유로운 소통을 차단하면서 제작진을 향한 가요계 사람들의 '부글부글' 냉가슴 앓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KBS '가요무대' |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매주 월요일 밤 시청자들과 만나는 '가요무대'는 KBS 간판 프로그램이다. 기성가수들이 정통가요와 트로트를 부르며 중장년 시청자들과 향수와 추억을 교감하는 원조 음악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1985년 11월 첫방 이후 40년 장수프로그램으로, 45년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과 함께 'KBS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중에서도 국내 정통가요의 역사와 맥을 이어온 '가요무대'는 또다른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수 십년 인기사다리를 타고 가요계를 지탱해온 기성 가수들의 자존심과 위상을 제고해주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노래가 아닌 추억 속 선배들의 발자취를 더듬는 역할이지만, 무대 존재감으로 거듭나는 대중가수의 자부심을 빼놓을 수 없다.
시청률도 웬만한 드라마나 예능을 능가한다. 두 프로그램은 각기 시청률 5% 선을 유지할 만큼 충성도 높은 고정시청층을 확보하고 있다. 신세대 음악 프로나 연말 지상파 가요제 시청률을 다 합해도 10%를 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여기엔 반세기 가까이 가수들과 호흡하며 이어온 수많은 제작진들의 노력이 깃들어 있다.

![]() |
KBS '가요무대'는 85년 11월 첫방 이후 40년 장수프로그램으로, 수 십년 인기사다리를 타고 가요계를 지탱해온 기성 가수들의 자존심과 위상을 제고해주는 KBS 간판이다. /KBS |
◆ 중장년 시청자들의 향수와 추억 교감해온 40년 장수프로그램
불필요한 논란, 사소한 갈등은 언제든 공든탑을 무너뜨릴 수 있다. 안타깝게도 최근 '가요무대' 제작진을 향한 가요계의 '부글부글' 냉가슴 앓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KBS가 가수들과의 자유로운 소통을 일방적으로 차단한 방침 때문이다. 가요프로그램 제작진이 가요관계자들(매니저)의 방송 출입(녹화날인 월요일 예외)을 막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어이없고 아이러니하다.
매니저들 사이에서는 당장 '본말이 전도됐다'며 방송사 횡포에 반발하고 있다. 매니저들의 애로사항을 접한 소속 가수들은 "가수가 없으면 프로그램이 존재할 수 있느냐, 이런 푸대접을 받아가면서 방송출연에 목을 매야하느냐"고 불만을 터뜨리는 분위기다. 일부 매니저들은 가요제작자 단체와 연대해 '가수출연 보이콧'을 언급하기도 한다.
사실 불만이 생겨도 불이익을 당할까봐 눈치를 봐야하는 처지라면 이미 갑질을 당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30년 트로트 매니저로 잔뼈가 굵은 가요제작자 A씨는 "오랜 경험을 통해 방송사와는 사소한 갈등도 피하는 게 좋다"면서 "괜히 소리를 내서 대응해봐야 피해는 고스란히 가수들이 떠안을 때가 많아 성난 후배들을 다독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 |
방송출입 제한에 가요계에서는 당장 '본말이 전도됐다'며 방송사 횡포에 반발하고 있다. 일부 매니저들은 가요제작자 단체와 연대해 보이콧을 언급하기도 한다. 사진은 KBS 별관. /KBS |
◆ 매주 월요일만 출입 허용, 본말이 전도된 'PD 갑질' 또는 '횡포'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지방총국(지역 순환근무)을 거쳐 '가요무대'로 복귀한 모 고참급 PD가 있다. 종종 사무실을 걸어잠그는 편협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PD의 이런 독단적 행태는 'PD갑질'이란 성토마저 귀를 막는 어리석음으로 표출되고 있다. 물론 타당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매니저들이 제작 사무실에 드나드는게 불편하고 업무에 지장을 준다는 개인적 입장이 전부다.
동료 PD들조차도 혀를 내두르는 이 상황은 내부에서도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수십년간 이어져온 가수와 방송사간 자연스런 소통창구가 하루아침에 '불편함'으로 바뀌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설령 원치않는 불편함이 있더라도, 이를 밀어부치기로 내몰아선 안된다. 상대방을 무시한 한쪽의 일방 통행은 시대착오적이다. '가요무대'를 둘러싼 소음은 그래서 '불필요한 잡음'이라고 할 수 있다.
'갑질'은 껄끄러운 단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위에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간의 불평등한 관계를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음악프로그램 제작에 절대적인 요소는 가수다. 그들과의 소통은 막힘이 없어야하고, 매니저는 그 통로를 대신한다고 할 수 있다. '가요무대' 제작진이 가수들과의 자유로운 소통을 스스로 거부하는 것은 자살골을 넣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일에는 반드시 안좋은 일들도 뒤따른다는 뜻이다. '전국노래자랑'은 악단장 내부 비리 의혹과 단원들 해고, 이로인한 노사갈등 양상으로까지 번졌다. '가요무대' 역시 신인가수의 출연 비중이 지나치게 편중돼 균형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구설에 오른 제작진의 독단 행태는 괜한 오해와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오랜 전통과 명성까지 퇴색시키는 빌미를 줄 수 있다.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email protected]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인기기사]
- 특종과 이슈에 강하다! 1등 매체
- 새로운 주소를 기억해주세요!
- 걸어 다니는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