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의 틈을 가르고 다시 마주 앉은 세 사람의 눈빛에는 서로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이 진하게 배어 있었다. 긴 공백을 단숨에 뛰어넘는 듯, 고지용, 은지원, 장수원은 특유의 장난스러운 미소와 함께 환하게 서로를 반겼다. 포옹으로 시작된 이 재회의 순간은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우정이란 이름의 약속을 다시 한 번 꺼내보게 했다.

고지용은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 오랜만에 근황을 공개한 데 이어, 드디어 은지원, 장수원과 함께 10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녹화 후 직접 고지용이 운영하는 가게로 찾아간 은지원은 고지용을 보자마자 힘껏 끌어안았고, 장수원 역시 유쾌한 미소로 화답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의 만남이었음에도, 2016년 젝스키스 재결합 때와 다름없는 농담과 따스한 애정이 금세 공간을 가득 채웠다.

식사 자리에서는 각각의 주요 변화와 근황, 건강에 대한 진솔한 대화가 오갔다. 고지용은 한때 위태로웠던 건강 이야기를 전하며 은지원과 장수원의 걱정을 덜어주었다. 이에 은지원은 "살이 붙어서 다행"이라는 농담과 함께 고지용의 달라진 모습을 반가워했다. 또한 은지원이 초등학생 시절 국가대표 수영선수였던 경력을 언급하며 지금도 1,000미터의 수영을 꾸준히 한다고 밝혀, MC 백지영과 장수원을 깜짝 놀라게 했다. "믿을 수 없다"는 백지영의 감탄은 장내를 한 번 더 웃음 짓게 했다.

세월의 흐름만큼 달라진 각자의 삶도 교차했다. 장수원은 9번의 도전 끝에 품에 안은 딸의 사진을 보여주며 아빠로서의 기쁨을 나눴고, 고지용은 자신의 아들 승재의 근황을 전했다. 이윽고 은지원은 재혼 의사와 2세에 대한 계획까지도 솔직하게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백지영과 스페셜 게스트 신지마저 예상치 못한 고백에 진한 공감과 탄식을 쏟아냈다.

이날 방송의 또 다른 축은 '세기말 감성'의 회상이었다. 젝스키스 데뷔 28주년을 맞은 세 사람은 팬들에게 남긴 손편지, 20대 시절 감성 가득했던 인터뷰 등을 꺼내며 그 시절의 추억을 삶의 한 페이지처럼 되돌아봤다. MC 백지영과 신지 역시 1990년대 가요계의 흐름과 함께 지나간 시간의 무게를 조금씩 나누었다.

오래도록 묵혀온 말과 미소, 아직도 끊이지 않는 우정의 호흡이 스튜디오를 가득 채운 순간이었다. 젝스키스 고지용, 은지원, 장수원이 10년의 세월을 단숨에 뛰어넘으며 선보인 이 만남은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묵직한 감동의 장면이 됐다. 잊혀지지 않을 기억의 한 조각이 다시 살아난 듯한 이 재회는 24일 토요일 오후 9시 20분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 확인할 수 있어, 오랜 팬들은 물론 모두에게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