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오요안나 사과 후 고민 깊어지는 MBC "고용부 공문은 아직…합당한 조치 취할 것" [ST이슈]
컨텐츠 정보
- 10 조회
- 0 추천
-
목록
본문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받아들인 MBC가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사망 8개월 만에 괴롭힘 사실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들은 계속 날씨 예보에 등장해 진정성 문제가 제기된 만큼, MBC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MBC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와 통화에서 "유족분들의 말씀처럼 (기상캐스터들에게) '너 가해자야. 너 나가' 할 수는 없지 않겠나. 자진 하차를 유도하는 것도 저희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결국 어떻게 해야 할지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직 특별근로감독 결과 공문이 안 온 상태"라며 "원래 내일(20일) 보도자료를 낼 계획이었는데 기사가 나오면서 월요일에 급하게 발표를 했다. (공문은) 공식적으로 받지 못해서 저희도 보도자료만 알고 있다. 특별근로감독 결과가 오면 그 안의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 보도자료에 썼던 것처럼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비판받을 것은 비판받고 잘못한 게 있으면 잘 수용하고, 저희도 변해야 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어떻게 하든지 간에 욕을 듣고 난감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잘 고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MBC '뉴스데스크'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다루며 "故 오요안나 씨에게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는 고용노동부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보도했다. 조현용 앵커는 "관련자 조치와 함께 조직문화 전반을 개선하겠다"며 "상생협력 담당관을 신설해 프리랜서간, 비정규직간 발생한 문제도 당사자와 제3자가 곧바로 신고해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일부 프리랜서들의 근로자성 판단 관련해선 법적 검토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 합당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故 오요안나 씨의 안타까운 일에 관해 유족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고용노동부는 앞서 지난 2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과 서울서부지청 합동으로 특별근로감독팀을 구성해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다. 이번 특별근로감독에서는 MBC 조직문화 전반에 걸쳐 직장 내 괴롭힘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법 위반이 있는지도 조사가 진행됐다.
약 3개월 간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고용노동부는 "괴롭힘으로 볼만한 행위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직장 내 괴롭힘 보호조항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두고 유족 측이 강하게 반발했다. 故 오요안나 모친 장연미 씨는 "오요안나는 MBC가 시키는 대로 일했는데, 고용노동부는 노동자가 아니라고 한다"며 "제대로 조사를 한 것이 맞나. 이렇게 유족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결정을 할 수 있냐. 너무나 억울하고 원통하다"고 오열했다.
MBC가 고용노동부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사과했지만, 이날 아침 '뉴스투데이'에서는 가해자로 거론됐던 기상캐스터가 변동 없이 날씨 예보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또한 괴롭힘 가해 의혹을 받는 4명의 동료 기상캐스터들은 현재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편 故 오요안나는 지난 2021년 MBC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날씨 뉴스를 전하며 시청자를 만나왔다. 그러던 지난해 9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28세. 당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후 지난 1월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특정 기상캐스터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며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어머니 장 씨는 "진실을 규명해 우리 안나가 편하게 눈을 감고 저도 안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위해 도우면서 마지막 생을 마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mail protected]]
[주요기사]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